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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승아에게 한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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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29 (0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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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하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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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2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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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눈물이납니다.
오늘은 시험 3일째입니다.
시험을 못 봐서 흐르는 눈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험을 한 개 틀려서 우는 친구들을 보니 불쌍합니다.
저는 60점을 맞아도 이렇게 멀쩡한데...
이렇게 멀쩡한 제가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있겠지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저는 학교에서 저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자신감을 잃습니다.
그 친구들은 새벽 5시에 잔다고 합니다.
저는 새벽 1,2시까지 공부를 합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편 인줄 알았는데.. 이정도로 하면 그래도 상위권은 들겠지...
저는 이 학교에서 하위권입니다.
그동안 저는 많이 놀았습니다. 친구들 학원가고 공부할 때 저는 놀았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들을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일찍 포기하는 것 같긴 하지만 크게 생각해보면
저는 제가 그 친구들을 이기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궁극적인 목적을 모릅니다.
그냥 주변 친구들이 모두 다 공부하니까 저도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제가 얼마나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3년 내내 허송세월을 보낼 것 같다는 생각에 저는 자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퇴를 해서 제게 정말 필요한 공부를 따로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퇴를 하면 저에게 학창시절이라는 추억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냥 학교를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에겐 공부보다 친구들과 추억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있어 학교가 재밌는 줄 알았고, 친구들이 있어 하루가 늘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친구들 때문에 마음 아픈 일도 많지만 그런 것도 하나의 마음을 훈련시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친구들과의 그런 문제를 잘 극복함으로써 제가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친구들이기 때문에 자퇴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자퇴를 해서 학교 친구들 외에 다른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지금 제가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이 저를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해줄 그런 친구들이라는 확신 때문에
다른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겁이 났습니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멍하게 수업만 듣는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쉬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점심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집에 가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체육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기다릴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만약 자퇴를 한다면
하루 종일 혼자서 검정고시 위해 공부를 하겠지요. 그것이 허송세월은 아니더라도... 어차피 자퇴해도 공부만 할 바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고민을 말하고 웃고 울고 수업시간에 몰래 떠들고.. 저는 공부보다 친구들에게서 배울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공부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선 그렇게 즐겁게 생활하고 집에 와서는 제 나름대로
저에게 필요한 공부를 다른 친구들이 교과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만큼 할 것입니다.
제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라 느꼈습니다.
얼마 전 저는 시험공부를 하다말고 책을 읽었습니다. 시험이 내일인데 책을 읽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하겠지만 저는 집중이 도저히 안 되서,
멍하게 있는 것이 싫어서 책을 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주변이 그렇게 시끄러운데 저는
시끄러운지도 모르고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한 시간 책상에 앉아있는 것 보다 한 시간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책상에 앉아있을 때
10분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과서보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과서공부를 하는 것 보다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앞으로 친구들이 공부할 때 저는 책을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듣는 수업시간은 아깝지 않게 졸지 않고 열심히 들을 것입니다. 가끔은 선생님들께서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곤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커서 엄마처럼 인형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다른 무엇보다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친구들 보다 손재주가 좋기 때문에,
그리고 엄마가 인형을 만드시면서 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행복해 하시는 것을 보고
인형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엄마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엄마가 일에 느끼는 자부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이 직업을 꿈으로 갖기 전에는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안정적이고 남들이 괜찮은 직업으로 봐주고... 제가 좋아하고,
잘해서 수학선생님을 정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단지 남들 눈에 잘 보이고 싶어서,,
저는 겁쟁이였습니다. 아직 겁쟁이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습니다. 성적이 안 나와도 이렇게 당당한걸 보면 말입니다.
얼마 전부터 이런 마음을 먹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죽어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합니다. 제가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전에는 성적이 안 나오면
너무 마음아파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친구들에게 공부 못한다고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저는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어디 나중에 누가 더 행복하게 사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데 요즘은 또 성적이 좋아야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우리 미운 수학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제가 볼 땐 그 수학선생님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지금은 제가 그 선생님에게 무시당할지 몰라도 나중에 제가 꼭 성공해서 행복한 모습으로
그 선생님.. 찾아갈 겁니다.
저는 얼마 전에 제 친구들에게
“나는 대학 못가도 크게 상관없어. 지금 내가 학교 다니는 이유는
대학 때문이 아니라 너희들 하구 떨어지기 싫어서야.
요즈음에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해"
라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너 왜 그래 미쳤어..? 그래도 대학은가야지~!” ......
제 친구들 다 착하긴 하지만 생각이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딱딱한 교과서 지식 외에는 들은게 없는 것 같습니다.
“대학 나온다고 다 성공하는 거 아니야.
난 지금 학교 공부는 못 하지만 내인생에 성공할 자신 있어.
그러면 너는 커서 뭐 할 건데?”
“모르겠어...”
;;; 제 친구들은 참 바보입니다.
도대체 대학 나와서 무엇을 할 건지... 대학은 성공 하기 위한 방법중 하나지 성공하기위해서 무조건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시험성적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저를 보고는
“너 정말 부럽다... 너희 부모님은 뭐라 안하셔??”
“응! 우리부모님은 내가 자랑스럽다고 하셨어~!”
“우아.. 나는 맞아죽을걸..”
저는 커서 저희 부모님 같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저를 이렇게 믿어주시는 부모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학교공부 안하겠다고 했을 때 배짱이 생겼다며 자랑스럽다고 하시는 엄마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용기를 얻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커졌습니다.
이렇게 저를 믿어주는 부모님께 커서 행복한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다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다면 저는 불행했을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저는 오늘 시험 못 봤다고 우는 친구들을 보며 공부의 압박에 마음 아파하는 친구들을 보며...
하기 싫은데 부모님께서 공부를 억지로 시키신다고 털어놓는 친구들을 보며...
저희 부모님께 너무 감사한마음에.. 눈물이 난 것 같습니다.
ps. 제 딸이 '성공'대신 '행복한 삶, 주체적 삶'을
살아주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작은 일부터 자기 일 자기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황무지 같다고 말하는 고교 생활을
승아는
학교다니는것이 행복하고 신이 난다고 제게 말합니다.
전 승아가
이 험한세상에서 한 가정을 평화롭게 행복하게 꾸릴수 있는
여자가 우선 되었으면 합니다.
작고 섬세한 행복을 느낄줄아는 아이는
세상을 살면서 충분히 행복할겁니다.
그리고 주변을 밝혀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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