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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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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17 (1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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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연동진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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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2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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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깊이 느끼어 가슴에서 뭔가가 꿈틀거릴 때 이것을 감동이라 한다.
감동이 알로 자리 잡으면 동기가 되고,
동기가 알을 깨고 뻗어 나오면 곧 생기다.
없던 것이 생겨나면 곧 삶(창조)이다.
삶을 가꾸는 굳센 힘을 활력이라 하고, 활력은 살을 찌운다.
심심하다고 하는 것은
생기가 창조로 뻗어 나오지 못하고 마음에 갇힌 상태를 말함이고
답답하다고 하는 것은
생기가 뻗어 나오는 길이 막힌 상태를 말함이며
안주라 함은 생기가 점차 말라가고 있는 상태이며
무기력하다는 것은 생기가 말라버린 상태를 말함이다.
나무 하나가 그 생기를 모두 잃으면 저 홀로 말라죽지만
숲이 그 생기를 모두 잃으면 거친 황무지가 된다.
우리 모두는 저 깊은 곳에 마르지 않는 샘을 가지고 있으나
그 샘이 새어나와 생기가 되는 길을 모두 메워 버리는 일을 아무 생각 없이 한다.
마치 저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듯
자기 안의 샘을 무자비하게 파괴한다.
자기 안의 샘이 마르면 서로가 서로의 샘을 빼앗겠다고 싸움을 벌인다.
갈증이 나고 허기진 자는 싸움을 벌이지만
배가 부르고 갈증을 벗어난 사람은 놀이를 즐긴다.
놀이는 춤이요, 어우러짐이요, 변화하는 기쁨이다.
우주삼라만상과 어우러져 춤추면서 함께 변화하는 오묘한 맛을 즐기느라
‘나’를 완전히 놓아버리면 곧 지극한 놀이가 된다.
놀이는 단순히 교육의 방편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 삶 그 자체가 진화하는 모습이다.
놀이가 이루 헤아릴 수없는 꼴로 드러나듯
삶과 교육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꼴로 드러나 그 자신을 풍요하게 한다.
마치 생명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꼴로 자신을 드러내며
저 나름의 역사를 창조해 가듯이,
그들 모든 중생이 오직 자기만의 부처됨의 길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를 써나가듯이.
그 모든 이야기는 그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 진지하고 감동적이며 아름답지만,
우리는 애써 그 이야기를 무시해버린다.
마치 자신에 대한 이야기, 자기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한 쪽도 적어가지 못하면서
배우나 가수의 프로필은 공책 가득히 적어가지고 외듯이.
자기 인생, 부모 형제의 인생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면서
시험공부에 관해서는 목숨을 걸듯이.
반야심경에서는 말한 전도몽상이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어리석어서 환상의 노예로 살다가 문득 깨어나
그 어떤 영화보다도, 그 어떤 소설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운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면
곧 만남이요. 이렇게 마주하여 나는 것이 감동이다.
만남은 감동이요, 감동은 곧 아름다움이다.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말했듯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서로의 패턴에 민감하게 감응하는 것”이다.
굽은 어깨선을 보고 아이의 좌절을 읽어내고
도벽을 보고 그 아이의 뒤틀린 인생사를 읽어낸다.
밥 먹는 버릇을 보고 그 아이를 스쳐간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며
어질러진 방에 조용히 앉아 그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아이를 보면서 부모를 보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를 본다.
그의 친구를 보고, 그가 살고 있는 사회를 본다.
책 속에 적힌 문자나 실체를 알 수 없는 관념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구체적인 현실로 그를 만난다.
그리고 그의 패턴에 민감하게 감응한다.
도벽을 도덕이나 당위, 위협, 방치 따위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그 아이의 도벽에 얽힌 눈물겨운 사연을 가슴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복잡한 모습으로 전개되는 도벽사건을 생생하게 그려 볼 수 있어야 하며
이 사건을 성장과 진화, 깨달음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나는 교육상황구성이라 이름 지었다.
교육상황구성은 관계를 재구성하고 재창조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관계의 재구성과 재창조는 진실한 만남만이 줄 수 있는 고귀한 선물이다.
용기가 없으면 진실하게 만날 수 없다.
환상과 가식의 굴레를 벗지 않으면 안 된다.
벌거벗은 실존과 벌거벗은 실존이 만나 정성을 다해
자기 성장의 이야기를 창조해 가는 것을 나는 교육이라 생각했다.
학교를 열기 얼마 전, 이현주 목사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새기고 가야 합니까?”
“교학상장이지”
흔히들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교학상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관념일 뿐이었다.
내가 만난 구체적인 현실에서는 교사도 학생도 부모도 없었다.
오직 ‘비춤과 비추임의 관계’만이 있었다.
교학이란 ‘비춤과 비추임의 관계’일 뿐이었다.
인드라망으로 비유된 화엄의 세상을 나는 작은가정에서 만났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작은가정을 만나지 않았다면 또다시 유랑을 떠났을 것이다.”
라고 썼다.
작은가정은 벌거벗은 삶이 드러나는 곳이었고,
환상과 가식의 굴레를 벗어나 깨달음과 성장의 드라마를 구성할 수 있는
멋진 관계의 장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일거수일투족에 감응하는 법을 배웠고
내가 통과의례(본원교육을 하고자 하는 교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관문과 같은 것)라고 불러왔던
도벽, 어질러진 방, 폭력과 욕설, 이중성, 책임회피 등을 포함하는 생활 그 자체를 감동으로 만나는 법을 배웠다.
2000년 민들레에 “나의 서원”이란 글를 쓰면서 밝힌 아름다운 삶을 누렸다.
지금 나는 다시 그 아름다운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떨린다”고 했던 그 설렘.
새벽안개를 가르며 밟았던 자전거의 패달과
하룻밤에도 몇 번씩 방문을 두드리며 “깨달음을 얻었어요”라고 말하던 아이의 표정.
터진 봇물처럼 흘러나오던 눈물.
현생의 업을 교육으로 정하면서 가고자 했던 길을 잠시 잊고 있었다.
잠시나마
안주하고 싶은 욕망에 넋을 잃었고
원망하는 마음도 가슴에 담았다.
이제 다시 거듭남의 길, 깨달음의 길, 감동이 물결치는 아름다운 길을 가고 싶다.
***위의 글은 지금은 고2가 된 제 둘째아들이 다녔던 중학과정의
실상사 작은학교의 주체이신 선생님의 최근 쓰신 글입니다.
아이가 열네살일때
전교생이 열명 남짓이고
황토벌 빈 터에 컨테이너 2동을 앉혀 교실을 만들어 사용할 거라는
이야기만 믿고
실상사 작은학교 1회로 입학을 시켰답니다.
전 이 나라 한 귀퉁이에 바른 교육을 실현시키고자 애 쓰시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희망을 심었습니다.
전 아직도 이 간단한 글을 쓸때도 연샘의 글을 읽을 때에도 일렁이는 가슴의
요동과 눈물없이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이지요.
둘째 수용이는
사춘기 그 화려한 시기에 연샘의 그 온전한 가르침을 받아낼 수 있었던
복 많은 아이였습니다.
앞으로 수용이의 이야기도 전해드리고 싶다는
목마른 갈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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