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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형 이야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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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6. 17 (10:59)
| subject : 내겐 너무 소중한 곰 인형 |
| name : 승아엄마 파일첨부 : 100DSCF0367.jpg |
visit : 2968 |
올해 초등학교 1학년된 남자아이가
위의 인형을 데리고 엄마와 함께 공방을 찾아주었습니다.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아이가 인형이 없으면 잠을 잘수 없고
어디를 가도 데리고 다녀서
남보기에 민망해서 힘들다면서....
똑같이 생긴 인형을 힘들게 힘들게 구해서
두번이나 사주었지만
모두 싫다고 했다하시면서 아주 난감해하셨어요.
여덟살난 사내아이에게 물었어요.
말이 통하는 나이였으니까요.
아이가 잠이 들때는 인형의 머리를 쥐고
인형코를 다른손바닥 중앙에 돌려비비면서 잠이 든다고 했어요.
무슨 느낌이냐고 물었지요.
간지럽다고 아이는 표현했어요.
너무 많이 빨고 오래 사용해서 벨로아의 털이 몽땅빠져서 마치 망사로
만든 인형같았고 솜은 안에서 뭉칠대로 뭉쳐서 느낌도 울퉁불퉁 상당히
좋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어머니의 서툰솜씨로 열심히 군데군데
기워놓았던 인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 모든것을 무시하고 오진 간지러운 느낌
그 하나로 집착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었던것이었는데
엄마는 그것을 집어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전 아이를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하루도 인형이 없으면 잠들지못하는 아이를 위해
즉석에서 수선을 시작했어요.
마침 비슷한크기의 동물인형을 만들어 놓은것이 있었기때문에
아이와 함께 곰인형의 목을 분리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제가 아이가 보는앞에서 새로운몸에 합체(제 아이들이
로보트를 가지고 놀때 많이 쓰던 단어)를 해주었답니다.
말랑말랑한것이 좋다고 해서 아이의 허락을 받아가며
맵시 무시하고 말랑말랑하게 솜을 채웠어요.
아이는 옷도 입히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우선 죠끼도 입혔어요.
그리고 목도리도 둘러주었어요.
아이가 어깨에 들쳐메더니
흡족해 했어요.
그러더니 분리된 망측하고 흉한 몸체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더군요.
황당했어요.
겨우 해결했는데 다시 달라고 하니 말입니다.
전, 단호하게 말했어요.
그것은 안되는 말이라고 머리가 없는 몸을 이렇게 가지고 놀거냐고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정 그렇다면 다시 원상복귀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더니 이번에 아이가 함께자는 돼지를 몰랑몰랑한 느낌이 좋았는지
그것에 욕심을 내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바뀔까 보아서 아이엄마와 저는 서둘렀고
아이는 돼지와 보기좋게 수선된 곰을 가슴에 가득 안고
문을 나섰습니다.
엄마는 제게 부탁했습니다.
며칠동안 몸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아이의 마음이 바뀔지 모르니까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지금까지 연락이 없는것을 보면
성공적이었나 봅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다음에 오시면 얼굴을 새로 만들어 붙여주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집착이 지나쳐서 장애가 될뻔한 순간이었으니까요.
충분히 아이에게 소용이 다 된 인형은
자연스럽게 아이에게서 분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시기를 놓친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새로수선한 인형의 몸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으로 아이에게
간지러운 느낌보다 더 크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아이에게 인형의 역할을
다시한번 더 깊게 생각하게 해준
제게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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